그리스도여.
가눌 길 없는 이 참담함과 분노, 처절한 고통과 절망을 어찌하오리까.
당신 부활의 영광을 무엇으로 기뻐하고 무엇으로 찬미하오리까.
죽음을 앞두고도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여 다른 생명들을 구한 의인들을 통해 그리스도 당신의 빛나는 얼굴을 보게 하소서.
오직 시대의 불의와 탐욕, 죄악을 직시하며,
우리 모두가 또다른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들임을 통렬하게 깨닫게 하시고,
우리 자신과 이 사회를 새로이 거듭 거듭나게 함으로써만 당신의 부활을 진정으로 찬미하게 하소서.
오지 않는 도움을 끝끝내 기다리며 외로움과 공포를 이겨냈을 아이들, 선생님들, 희생자들을 끝까지 품어주시고,
여기 울부짖는 가족들, 저희들의 애원과 마지막 희망도 제발 저버리지 마소서. 제발...
